내가 올해 3월부터 국립대학교의 교원이 되면서 우리 가족의 정체성에 약간의 변화가 있다. 나의 친가 및 외가 친척 중에는 박사학위 소지자를 찾기가 어려운데(먼 친척 중에는 당연히 박사학위 소지자가 있겠지만), 작년 2월에 내가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우리 집안에도 박사가 배출되었다. 내가 교수가 되기 전까지 우리 집의 주된 정체성은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누나가 초등 교사(교육 공무원), 매형이 국립대학교 직원, 나와 아내가 국립과학관의 연구원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교수가 되었으니 우리 가족은 교육자의 집안이 되었다. 나와 누나 모두 교육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사실 내가 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교육 공무원이 되면서부터 좀 더 언행을 조심하게 된다. 공공기관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