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내가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 실감이 나지 않으며 다소 어리둥절하게 느껴진다. 우리 집안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사람은 내가 최초이다. 서울대학교에 학부생으로 입학한 것(2001년) 역시 우리 집안에서 내가 최초였다. 최초라는 것에는 좋은 의미도 있지만 그만큼 ‘의외’라는 의미도 있다. 가족 중에서는 계속 학문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주변에 상의할 사람도 딱히 없이 우리 집안에서 계속 학문 연구를 해왔다. 적절한 조언자나 역할 모델이 있었다면 모를까,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비교적 독립적으로 학문의 길을 걸어왔고 그만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나는 학부를 정확히 4년 만에 졸업했지만, 졸업 후 곧바로 석사과정에 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