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시절 내가 애지중지했던 물품은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와 CD 플레이어였다. 나는 공부를 하든 책을 읽든 글을 쓰든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다. 등산이나 달리기 같은 운동은 좋아했지만, 격렬하게 서로 경쟁하고 승패를 가리는 운동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야구, 축구, 농구 등에 별로 흥미가 없었다. 또한 나는 손으로 직접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에도 큰 관심이 없었다. 나는 그저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책상 물림형 인간이었던 것 같다. 가끔 내가 좀 더 실리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사실 나는 굳이 철학과로 진학하지 않아도 되었고, 좀 더 무난한 학과(서양사학과나 국사학과)에 진학했다가 적당히 괜찮은 직장을 잡아도 되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