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속 과학철학 전공자는 국립과학관 속 과학철학 전공자보다는 입장이 덜 애매한 것 같다.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교양 과학철학 강의를 하거나,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좀 더 심화된 과학철학 강의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국립과학관 속 과학철학 전공자의 역할은 퍽 애매하다. 특히 나는 서양 과학철학 전공자로서 20세기 전반기의 물리학 이론들이 갖는 철학적 의미를 연구하고 있는데, 이런 내가 한국의 국립과학관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문득 내가 이런 의문을 떠올린 이유는 오늘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근무하고 계신 한 연구관님의 행적을 찾아보았기 때문이다. 이분은 과학관에서 20년 이상 일하면서 겨레 과학의 원리와 의의를 일관되게 연구하고 계신다. 서양 과학사와 서양 과학철학을 공부한 나는 과연 국립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