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25. 3. 8.)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되어 윤대통령은 구치소에서 석방되었다. 아마도 3월 14일 전까지 헌법재판소에서는 그의 탄핵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2024년 12월 3일 윤대통령이 시행했다 실패한 비상계엄은 우리나라의 헌법 및 법률을 위반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확률이 1인 경우는 없으며, 탄핵 기각의 가능성이 0인 것은 아니나,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대부분 탄핵 인용을 예상할 것이다. 탄핵이 기각되면 우리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며, 보수적 집단조차 그러한 혼란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위헌 위법적 비상계엄은 헌법 위반의 차원을 넘어 그 자체가 심각한 범죄다. 따라서 탄핵 후 윤대통령은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정치는 법 집행 절차와는 별개다. 윤대통령의 탄핵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여당에서는 어떻게든 정치적 세력 싸움에서 지지 않고 야당과 대등할 수 있는 세력 결집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검찰 출신인 한동훈 전 장관은 검찰과 연계하여 다시금 정치적 세력을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전 장관을 포함한 여권 내의 여러 정치인이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하려 할 것이다. 한동훈 전 장관(검찰),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야당은 이번 윤대통령 구속 취소 및 석방으로 인해 사뭇 당황했을 것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대통령을 구속 기소한 주체인 검찰이 (다분히 의도적인) 실수로 다시 윤대통령을 석방하는 데 일조했는데, 이 상황이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부조리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한편으로는 상대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조사하며 날카로운 칼을 들이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상대에게 은밀하게 살길을 만들어 주는데, 이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복잡한 계산이 개입된다. 이는 전형적인 법 엘리트들의 수법이고, 이들은 이런 변태적이고 비열한 수법으로 지금껏 자신들의 기득권을 성공적으로 유지해 왔다. 한동훈 전 장관은 이를 대표한다.
그래도 야당은 이런 상황에 굴하지 않고 단일 대오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더한 상황인 비상계엄도 이겨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두 정치적 세력 사이의 다소 격렬한 대립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며 일상화될 것이다. 정치인, 특히 국회의원은 지금보다 더한 극한 직업이 될 것이다.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팽팽한 기싸움이 계속될 것이며, 국회의원 관점에서는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될 것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므로, 국민 역시도 정치와 관련해서 지금보다 더 많은 심리적 체력적 에너지를 소모하게 될 것이다.
나는 압도적인 우위로 정권 교체가 되리라고 낙관적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정권 교체가 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지만, 이러한 야당의 비교 우위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감소할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정권 교체가 되더라도 최종적으로 그 차이는 근소할 것이다. 현재 여당이 강력하게 정치적 세력 결집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 엘리트들을 포함한 기득권 계층 역시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게다가 늘 야당 내에서의 알력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야당 내에서의 자중지란은 지금껏 늘 개혁의 실패 요인이 되었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요약하면, 여전히 윤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은 매우 높다. 왜냐하면 비상계엄의 위헌 위법성에 관한 증거가 너무나 많고, 탄핵 여부는 그 대통령 자격을 박탈하는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법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핵 이후의 정국은 격렬하게 소용돌이칠 것이고, 여당이 결코 만만하게 무너지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아마도 결국 여야가 거의 대등한 수준에서 또다시 대선이 치러질 것이다. 그리고 대선 직전까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흔들림 없이 대오와 행보를 유지한 진영이 최종적으로 승리를 차지하리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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