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침착하고 겸손한 행보

강형구 2025. 1. 15. 17:16

   나는 2024년 1학기와 2학기에 국립목포대학교에서 교수로서 교육과 연구를 했다. 그 이전에는 대구과학고등학교와 경상국립대학교에서 강사의 자격으로 교육했는데, 확실히 강사와 교수 사이에는 입장의 차이가 있었다. 내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히 교수법 관련하여 향후 나 자신을 많이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느꼈다. 수업 내용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고, 학생들이 좀 더 집중해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즉, 나 자신을 교육학적 관점에서 메타적으로 바라보고 부족한 부분을 교정해 나가려 한다.

 

   겨울 방학이라고 해서 딱히 더 여유롭지는 않다. 나는 1월 22일, 23일에 진행되는 한국과학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신청했고, 지금은 발표 준비로 바쁜 편이다. 아인슈타인이 1907년에 최초로 착안한 ‘등가 원리’에 관해 발표문을 작성하고 있는데, 확실히 문헌을 연구해서 글을 한 편 만드는 작업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 학술대회 발표가 끝나면 1월 말까지 라이헨바흐의 [물리적 지식의 목표와 방법] 번역 원고를 교정해서 출판사에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2월에는 라이헨바흐의 [시간의 방향] 번역을 마무리한 후 출판사에 제출하려 한다. 약속한 기한은 6월까지이지만, 그때는 학기 중일 것이므로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미리 2월 말까지 [시간의 방향] 번역 원고를 제출할 예정이다.

 

   작년 3월부터 대학교수 생활을 시작했으니 아직 대학교수가 된 지 1년도 되지 않았다. 이제는 아마추어로서 연구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전문가로서 연구해 나갈 필요가 있는데, 이 부분에서도 아직 나는 여러모로 부족한 것 같다. 특히 교수는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연구의 주제 설정에서부터 실행과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연구를 진행해 나가야만 한다. 그러므로 교수의 연구는 비교적 고독하게 진행되는 편이고, 인문학 전공 교수는 더욱더 그러하다. 계획을 세운 대로 꿋꿋하게 연구를 잘해 나가고, 그와 더불어 건강 관리(신체 및 정신)에도 각별하게 신경을 써 나아가야 할 것 같다.

 

   내가 최근 자주 생각하는 개념은 침착함과 겸손함이다.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급하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좀 더디게 여겨지더라도 천천히 침착하게 움직여야 한다. 다음으로는 겸손함이다. 세상에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당연히 내가 하는 일보다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중요한 의미를 두되, 내가 하는 일이 최고의 것이라 착각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늘 나만 바라보면서 자만심에 빠지지 말고, 나보다 더 잘하고 더 훌륭한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자극을 받는 것이 좋겠다.

 

   이제 나는 대학교수로서 나의 정체성과 역량에 대해 자주 고민한다. 과연 내 수업에 수강하는 학생들이 수업으로부터 유의미한 메시지를 얻어가는가? 그저 학생들에게 내 수업은 어렵기만 하고 잘 이해할 수 없으며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지는 않을까? 이런 고민을 하니 자연스럽게 강의를 잘하는 교수님들을 찾아보게 되고, 이분들을 보면서 나를 지금보다 좀 더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게 된다. 앞으로 내가 계속 대학교수로서 활동하게 되면 매번 방학을 맞이하게 될 텐데, 방학 때는 틈틈이 뛰어난 교수님들을 찾아보고 이들로부터 내가 배울 점들을 찾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대학교수인 나에게는 보완해야 하는 점들이 많다. 그러므로 자만심에 빠지지 않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매년 조금씩 더 노력하여 지금보다 더 강의를 잘하고 연구를 잘하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아직 나는 풋내기 교수이므로, 나보다 더 경험 많고 능숙하신 교수님들에 대해 존경심을 느끼며 계속해서 더 배워가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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