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2017년을 시작하며

강형구 2017. 1. 1. 12:32

 

 

   2016년은 丙申년이었다. 2017년은 丁酉년이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12지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10). 12지지를 기준으로 보면, 2016년이 원숭이의 해였다면 2017년은 닭의 해다. 2017년이라는 것은, Anno Domini 즉 주님의 해 이후 2017번째의 해라는 뜻이며, 여기서 주님은 예수 그리스도(Jesus Christ)를 의미한다. 그래서 2017년 정유년이라 말하는 것에는 동양적인 전통과 서양적인 전통이 섞여 있다. 정유년이라는 말에는 음양오행과 연계되는 60간지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반면 주님이 오신 후 2017년째라는 말에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린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과연 어제와 오늘이 어떻게 다르기에 어제는 2016년이라고 말하고 오늘은 2017년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4계절의 순환이 뚜렷한 지역에서 1년을 구분하는 것은 계절마다 살펴볼 수 있는 고유한 자연적 특색들을 식별하는 데 실용적으로 유용했을 것이다. 그와 같은 유용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오늘날 매 년을 숫자로 구분하는 것에는 문화적이고 경제적인 의의가 있다. 전 세계가 자본을 매개로 복잡한 제도적 절차들을 통해 연결되어 있는 오늘날, 시간에 단위를 부여하고 측정하는 기준을 만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시간 그물망을 형성하는 것은 전 세계적 경제문화 활동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나에게 2017년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딸 지윤이를 잘 키우는 것이다. 오늘이 지윤이가 태어난 지 25일째 되는 날이다. 장모님께서 일 때문에 우리 집에 계시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아내와 아이를 보니 아이 보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지금 나는 지윤이와 제대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윤이가 울음을 터뜨릴 때, 자세가 불편해서 그런 것인지 배가 고파서 그런 것인지 추워서 그런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아직까지 나는 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자지러지게 울 때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속을 태우고 있다. 그래도 아내와 합심하여 지윤이를 곱게 키워 무사히 12월 초 돌잔치를 마치는 것이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다.

  

   회사일의 경우에는 올해 나에게 맡겨진 일들을 문제없이 무사히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승진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다. 직장 10년차가 되는 4년 후까지만 승진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40살까지 4급으로 진급, 50살까지 3급으로 진급, 60살까지 2급으로 진급하는 것이 장기적인 나의 직장생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40대 중반 이전까지는 팀원의 자격으로 일하고, 40대 중반 이후에서 50대 초반까지는 팀장의 자격으로, 50대 초반 이후에는 부서장의 자격으로 일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올해 나의 담당 업무가 부서경영실적평가로 바뀌었으니,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겠다.

  

   공부와 관련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목표가 있다. 하나는 남은 두 개의 박사학위 논문자격시험 중 하나에 응시하여 합격하는 것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철학과에서 개설하는 이론철학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다른 하나는 라이헨바흐의 책을 한 권 번역하는 것인데, 아마도 그의 책 [상대성이론의 공리화]를 번역하게 될 것 같다. 번역은 올해 진행하겠지만 언제 출판이 될지는 알 수가 없다. 어떤 출판사에서 언제 출판될지는 잘 알 수 없으나,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말로 번역되어야 하는 책이기 때문에 다른 생각하지 않고 번역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2017년에 하고 싶은 일은 운동을 꾸준하게 해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다. 현재 체중보다 3킬로그램 정도만 체중을 감량해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덜 먹고 더 운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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