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공이 철학인지 모른 채 나와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은 이후 내가 철학을 전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소 놀라곤 한다. 이들은 내가 수학 또는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인 줄 알았다고 말한다. 내가 말하는 대부분의 주제, 개념, 이야기 등이 실제로 과학 혹은 기술에 연계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들의 이와 같은 반응이 타당하며, 이는 나라는 사람의 중요한 면모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나는 가끔 내가 수학이나 물리학을 전공했다면 어땠을지 생각한다. 그만큼 나는 명료한 개념 체계와 단순하고 분명한 문제 풀이를 좋아한다. 추상적이기만 하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맹목적으로 수학과 과학을 공부하고 문제를 잘 푸는 것에만 집중하는 관행은 몹시 싫어했다. 나는 자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