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 시절부터 나와 가까운 사람이 직위 혹은 권력을 통해 특혜를 받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나의 친척 중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 의사, 약사, 변리사 등 소위 말하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건 내가 태어난 집안이 지극히 평범한 집안이었다는 것을, 좀 강하게 말하면 나의 집안은 별볼일없었음을 뜻한다. 실로 나는 정치와 권력에 관해서 오로지 글과 책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그 실제를 경험하여 생생하게 실감할 수 없었다. 오직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런 뭣도 모르는 내가 대학에 들어가니, 나의 관점에서 볼 때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들을 접하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고려대학교 법학과에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험을 봐서 서울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