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개학을 앞두고

강형구 2025. 2. 16. 19:51

   지난 목요일, 큰이모부께서 폐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부모님을 모시고 누나와 함께 서울에 다녀왔다. 급작스러운 비보에 많이 놀라고 당황했지만, 친지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을 추릴 수 있었다. 다시 대구로 돌아와 2025년 봄학기를 준비하려 한다.

 

   우선, 2월이 가기 전에 [물리적 지식의 목표와 방법] 번역과 [시간의 방향] 번역을 마무리한다. [물리적 지식의 목표와 방법]의 경우 번역 원고의 해설을 쓰고, [시간의 방향]의 경우 초벌 번역을 마무리한 후 수식 부분을 다시 한번 검증한다. [시간의 방향] 해설은 늦어도 4월까지는 쓴 다음 출판사에 넘기려 한다. 이 두 번역 원고가 언제 출판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최소한 두 원고 중 하나는 올해 출판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두 원고 모두 출판될 수 있으리라. 이렇게 조금씩 하나하나 계속 번역하여 출판해 나간다.

 

   2025년 봄학기는 2024년 가을학기보다 더 바쁠 것이다. 17학점(2학점×4과목, 3학점×3과목)을 강의하기 때문이다. 거의 대학생 본인이 수업을 수강하는 수준의 분량으로 강의하는 셈인데, 전에 한 번 강의했던 과목들이 많아 심적으로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을 듯하다. 그렇지만 학기 중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수업 준비에 쓰게 될 것 같다. 올해 봄학기에 학술대회 발표를 1번 정도 하면 좋으리라 생각하지만, 기회가 있을지는 잘 모른다. 좀 힘들더라도 발표 신청을 해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작성되고 그것이 추후 학술지에 게재할 수 있는 논문이 된다.

 

   올해 가정을 꾸리고 생활을 유지하는 일은 작년에 비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에 비해 연봉의 상승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저하게 절약하는 생활, 불필요한 곳에 돈을 쓰지 않는 생활을 실천하려 한다. 아직 광주에 숙소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통학버스를 타고 출퇴근하고, 광주 숙소가 나가면 학교 근처로 숙소를 얻어 걸어 다닐 셈이다. 식사, 간단한 운동 등 기본적인 생활은 대부분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다. 대구에 돌아왔을 때는 아이들 돌보기와 집안일에 매진하려 한다. 기본적인 생활유형을 안정화하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관성 있게 목표한 바를 추구할 수 있다.

 

   2025년은 2024년에 비할 때 좀 더 많은 대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외부 기관에 나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자극을 받고 활동 범위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님들을 뵙고 자문을 구하면, 최신 철학 연구 동향에 대해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특히 2025년 1학기에는 고려대학교 철학과에서 특강을 1회 정도 하기로 계획되어 있어, 이를 좋은 기회로 삼으려 한다.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 추후 변동의 여지가 있다) 대외 활동을 어느 정도 하게 되면 나 자신이 대한민국의 철학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올해 헌혈 95회를 달성하는 것 역시 나의 소소한 목표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91회의 헌혈을 했고, 향후 100회의 헌혈을 끝으로 더 이상 헌혈을 하지는 않으려 한다. 100번이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나에게는 약간의 빈혈이 있는데, 지금까지 잘 버티며 헌혈을 해 왔다. 2, 3년 이내에 헌혈과 관련된 이 목표는 달성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또한 작년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나의 발목과 무릎이 아파서 무리하게 운동하기는 힘든 상황이라, 좀 더 많이 걷고 가볍게 뛰고 자전거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주기적으로 땀을 흘려야 신체의 건강이 잘 유지되는 것 같다.

 

   대구-무안이라는 이중화된 생활을 한 지 1년이 지나, 이 생활에도 조금은 적응했다. 앞으로 계속 조금씩 더 적응해서 안정을 찾은 후 교수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개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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