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 이야기

이호성 지음, [기본 상수와 단위계] 발췌

강형구 2017. 9. 13. 09:48

 

- 국제도량형총회는 2018년에 이 단위들을 재정의 할 예정입니다. (3)

- 2018년에 킬로그램을 포함해서 7개의 기본단위들이 전부 기본상수를 기준으로 다시 정의됩니다. (3)

기본 개념 이해하기

-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측정기술도 발전하고 그에 따라 이전에는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았고 그래서 단위로 정했던 양이 미세하게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변하지 않는 것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것), 즉 기본상수를 단위로 사용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적으로 많은 노력이 있었고, 2018년에 이런 방식으로 국제단위계가 바뀔 예정이다. (14)

- 단위를 바꿀 때는 단위 사이의 환산을 정확히 해야 한다. 이것은 아주 간단한 일 같지만 이것을 잘못하는 바람에 1999냔도에 큰 사고가 발생했었다. (17)

- 미국의 NASA199812월에 화성의 기후를 탐사할 목적으로 탐사선을 발사했다. 9개월 동안 항해하여 화성 부근에 도착한 탐사선은 화성의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엔진을 점화시켰다. 예정된 16분의 연소 시간 중 5분이 지났을 때 탐사선은 화성의 뒤편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탐사선으로부터 다시 신호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시간이 지났으나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탐사선에 사고가 일어났던 것이다. 그 후 재난조사위원회가 사고의 원인을 조사했는데, 그 원인은 바로 길이의 단위를 잘못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탐사선의 위치를 매일 모니터링 하는 록히드-마틴 회사에서는 길이 단위로 마일을 사용한 반면, 그 데이터를 받아서 탐사선을 조정하는 NASA는 킬로미터 단위를 사용했다. , 록히드-마틴은 탐서선의 위치를 마일 단위로 알렸고, NASA는 그 값을 킬로미드 단위로 인식하여 탐사선을 조작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탐사선의 위치를 잘못 아는 바람에 탐사선은 화성 표면에 충돌하고 말았던 것이다. (17)

- 측정은 측정값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차례 반복해서 실시하는데, 추정값은 대개의 경우 여러 번 측정한 값들의 평균으로 나타낸다. 불확도란 반복 측정한 값들이 흩어져 있는 정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통계학에서 분산의 제곱근인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로 나타낸다. (20)

- 기본상수의 불변성에 관한 연구가 관심을 끌게 된 것은 폴 디랙(Paul A. M. Dirac)의 영향이 크다. 그는 1937년에 거대 수 가설을 주장하면서 기본 상수들 중에서 중력상수의 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24)

기본 상수

- 진공에서의 빛의 속력 c. 갈릴레오는 1610년에 망원경을 이용하여 목성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들을 발견했다... 그 후 1676년에 덴마크의 천문학자 뢰머(Ole C. Roemer)는 목성의 위성이 뒤로 숨었다가 나타나는 현상을 관측함으로써 처음으로 의미있는 빛의 속력을 구했다. 그가 구한 빛의 속력은 실제 값보다 20~30% 작다. (32)

- 1849년에 플랑스의 물리학자인 피조(A. Fizeau)와 푸코(J. Foucault)는 빛의 속력을 측정하는 혁신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피조는 거울과 회전하는 톱니바퀴를 이용하여 빛의 속력을 쟀다. , 빛이 회전하는 톱니바퀴의 이빨 사이를 통과한 후 멀리(8km) 떨어져 있는 거울에서 반사되어 되돌아와 다른 이빨 사이를 통과하도록 바퀴의 회전속도를 조절함으로써 걸린 시간을 알아냈다... 푸코는 톱니바퀴 대신에 회전하는 거울을 이용했다... 앨버트 마이켈슨(Albert Michelson)은 빛의 속력 측정에 거의 한 평생을 보냈다. (32)

- 마이켈슨은 에드워드 몰리(Edward W. Morley)와 함께 1887년에 유명한 마이켈슨-몰리 실험을 수행하였다. (33)

- 뉴턴의 중력상수 G. 중력상수는 그 측정 정확도가 다른 상수들에 비해 훨씬 낮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상대불확도가 10-5 수준으로 다른 상수들에 비해 크다. G값 측정의 오랜 역사와 과학자들의 많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정확도가 낮은 것은 중력의 크기가 다른 힘에 비해 아주 작기 때문이다. (36)

- 플랑크 상수 h. 독일의 물리학자 키르히호프(G. Kirchhoff)1859년에 뜨거운 물체는 그것이 흙이든 나무든 쇠든 그 종류에 상관없이 같은 온도에서는 같은 색깔(파장)을 낸다는 것을 밝혔다... 1893년 독일에서 빌헬름 빈(Wilhelm Wien)은 흑체복사 연구를 통해 온도에 따른 주파수별 빛의 세기를 나타내는 공식을 실험적으로 구했다. 그 공식은 I(ν,T)=Aν3e-Bν/T이고, AB 상수값을 실험으로 알아냈다. (43)

- 영국의 레일리 남작(Lord Rayleigh)과 제임스 진스 경(Sir James H. Jeans)1905년에 흑체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별 세기를 이론적으로 구하여 레일리-진스 법칙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공식에 의한 빛의 세기 곡선은 적외선 쪽에서는 실험결과와 잘 맞았지만 자외선 쪽에서는 전혀 맞지 않았다. (44)

- 그 무렵 막스 플랑크(Max Planck)도 흑체 복사에서 자외선 파탄 문제를 해결하는 공식을 구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의 이론은 에너지가 연속적이 아니라 어떤 작은 기본 에너지의 정수배로 증가한다고 가정했다. , 주파수가 ν인 복사선의 에너지는 hν이고, 흑체의 에너지는 이것의 정수배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h는 플랑크 상수이다. 1900년에 플랑크가 구한 흑체복사 공식은 다음과 같다.

.

- 전기상수

- 자기상수

- 진공의 특성 임피던스 Z0

- 볼츠만 상수는 기체의 온도와 기체를 구성하는 분자의 운동 에너지를 연결하는 상수이다. 현재 물의 삼중점으로 정의되어 있는 온도의 정의는 2018년에 볼츠만 상수를 기준으로 바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볼츠만 상수는 불확도 0인 값을 갖게 된다. (93)

자연 단위계

- 다른 한편에서는 순전히 학문적인 요구에 의해 단위가 만들어졌다. 이것은 기본상수가 등장하고, 양자역학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20세기 초에 주로 나타났다. 물리학 법칙에서 등장하는 기본상수는 그 값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그것을 기반으로 단위를 만들었다. 이런 단위들의 집합을 자연 단위계라고 부른다. 자연 단위계에서 자연이란 말은 단위를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았다는 뜻으로, 자연의 특성에서 기인한 단위계란 의미이다. 이 자연 단위계는 주로 이론물리학자들이 사용하는데, 물리학 법칙을 수식으로 표현할 때 간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그 단위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너무 작아서 실생활에 사용되지는 않았다. (111)

- 그런데 2018년에 새로 정의될 새 국제단위계(SI)는 바로 이 기본상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지금까지는 단위를 사용해서 기본상수의 값을 측정했다면, 앞으로는 기본상수를 이용해서 단위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국제단위계에도 자연 단위계와 같은 개념이 적용된다는 것은 과학이 생활에 그만큼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단위가 더욱 과학적으로 자리 잡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111)

- 맥스웰(J. C. Maxwell)보편 단위계(universal system)’를 제안했었다. 맥스웰은 1870년에 한 학술모임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변인 길이, 시간, 질량의 표준을 얻고자 한다면 지구의 크기나 운동이나 질량에서 구할 것이 아니라, 불멸이고 불변이며 완벽하게 똑같은 분자들의 파장, 진동주기, 절대질량에서 찾아야 한다.” (113)

- 이렇게 기본상수를 1로 두는 자연 단위계는 물리 법칙을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질량과 에너지와의 관계식 E=mc2에서 c=1로 두면 E=m이 된다. 식은 간단해지고, 질량과 에너지는 같다는 의미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차원에 관한 정보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113)

- 자연 단위계는 어떤 종류의 기본상수를 기본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몇 가지로 구분되고, 사용되는 분야도 달라진다. 그렇지만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기본상수들이 있다. 진공에서의 빛의 속력 c, 축약 플랑크 상수 h/2π, 볼츠만 상수 k는 여러 자연 단위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113)

- 조지 스토니(G. J. Stoney)1874년에 중력상수 G, 빛의 속력 c, 기본전하 e가 자연의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상수라고 여겼다. 오늘날 스토니 단위계는 볼츠만 상수 k와 쿨롱 상수 (4πε0)-1을 포함한, 다음 다섯 개의 기본상수를 1로 두는 단위계이다. G=c=e=k=(4πε0)-1=1 (114)

- 막스 플랑크는 1899년에 보편 상수에 근거한 자연 단위계를 제안했다... 오늘날 플랑크 단위계는 쿨롱 상수 (4πε0)-1를 포함하여, 중력 상수 G, 빛의 속력 c, 축약 플랑크 상수 h, 볼츠만 상수 k를 기반으로 하는 단위계이다. 이 상수들 각각은 물리 이론이나 법칙과 연관된다. , G는 일반상대론 및 뉴턴의 중력법칙, c는 특수상대론 및 전자기학, h는 양자역학, k는 통계역학 및 열역학, (4πε0)-1는 쿨롱 법칙과 연관된다. G=c=h=k=(4πε0)-1=1 (115)

- 하트리(D. Hartree)1927년에 여러 개의 전자를 가진 원자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이때 그는 길이의 단위로서 보어 반지를 a0, 질량의 단위로서 전자의 질량 me를 그리고 전하의 단위로서 기본전하 e를 채택했다. 그리고 쿨롱 상수 (4πε0)-11로 두었다. , 하트리 원자 단위계는 다음 기본상수들을 1로 두는 단위계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슈뢰딩거 방정식을 가장 단순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e=me=h=k=(4πε0)-1=1, c=1/α (119)

새 국제단위계

- 국제단위계의 발전 역사. 국제단위계는 미터계를 현대화한 단위계이다.

- 미터계란 길이의 단위인 미터를 기본으로 한 단위계이다. , 1미터는 북극에서 프랑스 파리를 지나 적도까지 거리의 1천만분의 1로 정해졌다. 미터를 근간으로 하여 부피와 질량이 정해졌다. , 부피 1리터는 0.001 세제곱미터, 1킬로그램은 4의 증류수 1리터의 질량으로 정의되었다. 이렇게 정의된 미터와 킬로그램을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17799년에 백금와 이리듐의 합금으로 미터자와 킬로그램 분동을 만들었다. 이것들이 미터법에 의한 최초의 길이와 질량의 표준이다.

- 그 후 1830년대에 요한 가우스(J. C. F. Gauss)는 지구 자기장을 측정하고 표현하는데 길이, 질량, 시간에 기반한 단위계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1860년대 제임스 맥스웰(J. C. Maxwell)과 켈빈(Kelvin) 경은 가우스가 사용한 단위계를 바탕으로 기본단위와 유도단위를 가지는 일관성 있는 단위계개념을 영국 과학발전협회(BAAS)에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이에 BAAS1874년에 길이, 질량, 시간의 단위로 센티미터, 그램, 초를 사용하는 CGS 단위계를 소개했다.

- 미터자와 킬로그램 분동이 만들어진지 76년 후인 1875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17개국이 참여하는 미터협약이 체결되었다. 이 협약에 의해 미터자와 킬로그램 분동의 검증에 대한 책임이 프랑스에서 국제기구로 이전되었다. 이 협약에 의해서 국제도량형총회(CGPM), 국제도량형위원회(CIPM), 국제도량형국(BIPM)이 창설되었다. (125)

- 전기 측정량을 MKS 단위계의 길이, 질량, 시간만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오르기(G. Giorgi)1901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기 단위를 MKS 단위계의 네 번째 기본단위로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그의 제안은 1935년에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 채택되었다. 그리고 1946년에 개최된 CIPM에서 전류의 단위 암페어를 기본단위로 채택함으로써 MKSA(미터-킬로그램--암페어) 단위계가 성립되었다.

- 1954년에 개최된 제10CGPM에서 열역학적 온도와 광도 단위를 포함한 6개 기본단위가 결정되었다. 6개의 기본단위와 유도단위를 근간으로 하는 국제단위계는 1960년에 개최된 제11CGPM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되었다. 일곱 번째 기본단위로, 물질량의 단위인 몰이 1971년에 채택되었다. 이로써 현재의 7개 기본단위와 이것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유도단위를 갖는 국제 단위계가 완성되었다. (126)

- 특히 2018년에 개최 예정인 26CGPM에서는 SI 역사상 가장 큰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이런 변화에 대한 요구는 질량, 온도, 전기 단위 분야에서 더 절실하다. (126)

- 여러 나라에서 킬로그램 단위를 구현하는데 사용되고 있는 국가 킬로그램 원기는 국제 킬로그램 원기(IPK)와 상호 비교되어 왔다. 그 결과에 의하면 지난 약 100년 동안 평균적으로 약 40μg이 변했다. 이 질량 변화는 원기의 표면에 수은 증기의 흡착과 탄소 오염이 원인이라고 밝혀졌다. 그래서 1999년에 개최된 21CGPM에서 각 나라의 국가측정표준대표기관(NMI)들은 킬로그램 단위가 인공물에 의존하고 있는 이 상황을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127)

- 길이의 단위. 1889(1CGPM) 국제 미터원기를 승인함. 1927(7CGPM) 미터원기에 의한 미터의 정의와 미터원기의 보관법을 발표함. 1960(11CGPM) 미터의 정의를 크립톤-86 원자에서 발생하는 복사선의 파장으로 재정의함. 1975(15CGPM) 진공에서의 빛의 속력의 값을 공고하고 사용을 권장함. 1983(17CGPM) 진공에서의 빛의 속력을 이용하여 미터를 재정의함. 2002(CIPM) 미터의 정의를 실제로 구현하는 방법(레이저 종류, 파장, 원자 및 이온 종류 등)을 발표함. (128)

- 질량의 단위. 1889(1CGPM) 국제 킬로그램원기를 승인함. 1901(3CGPM) 질량과 무게를 구분하고, 표준 중력가속도값을 발표함. 1967(CIPM) 1960년도 11CGPM에서 결정한, 십진 배수 및 십진 분수의 접두어를 기본단위에 붙일 때 질량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킬로그램이 아니라 그램에 붙인다는 것을 공고함. 1999(21CGPM) 질량의 단위를 미래에 재정의할 수 있도록 각 나라의 국가연구기관들은 질량의 단위와 기본상수간의 관계에 관한 실험을 지속할 것을 권고함. (128)

- 국제적 양의 체계(International System of Quantities)에서 기본량은 전부 7개인데, 그것은 길이, 질량, 시간, 전류, 열역학적 온도, 물질의 양, 광도이다. 현재의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양과 물리법칙은 이 7개의 기본량을 바탕으로 한 유도량과 양 방정식(quantity equation)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기본량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단위계가 국제단위계(SI)이다. SI는 기초과학에서뿐 아니라 국제무역, 제조업, 인간의 건강 및 안전 관련 분야, 환경 및 기후변화 연구 등 측정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131)

- 그런데 킬로그램은 단위의 정의와 단위의 구현이 국제 킬로그램원기라는 인공물을 통해 동시에 이루어진다. 옛날에는 단위가 전부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었다. 이 방식은 간단하고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인공물은 잃어버리거나 손상될 수 있고,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변한다는 장점이 있다. (139)

- 실제로 국제 킬로그램원기는 지난 100여 년 동안 그 값이 조금씩 계속 변해왔다. 또한 1kg만이 원기와 직접 비교할 수 있고 그보다 무겁거나 가벼운 질량은 직접 비교할 원기가 없다. 이런 경우에는 여러 단계의 비교 측정이나 다른 단위로 측정한 후 단위 간의 환산 과정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측정값의 불확도는 커지게 된다. (140)

- 킬로그램 외 나머지 단위들의 정의는 킬로그램에 비해 추상적이고 간접적이다. 그러나 단위의 정의와 구현이 개념적으로 분리되어 있으므로, 단위를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단위를 재정의하지 않더라도 새롭고 더 나은 방법으로 더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다. 이것의 대표적인 예가 미터이다. 미터도 처음에는 킬로그램과 같이 인공물로 단위가 정의되었었다. 그 후 크립톤 원자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으로 정의되었다가 현재는 앞에서 본 것처럼 빛의 속력을 바탕으로 정의되어 있다. 앞으로 모든 단위들은 이처럼 기본상수를 바탕으로 정의하게 된다. (141)

- SI는 일곱 개 상수의 값을 고정시킴으로써 만들어진다. 이 일곱 개의 상수를 정의하는 상수(defining constants)’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널리 사용하여 친숙해져 있는 기존 SI 기본단위의 연속성을 위해서 시간(s), 길이(m), 질량(kg), 전류(A), 열역학적 온도(K) 등을 새 SI에서도 기본단위로 사용한다. (143)

- 기존 SI에서 질량과 플랑크 상수와의 관계는 킬로그램 단위의 불확도는 0이고, 플랑크 상수의 상대불확도는 1.2×10-8이다. 그런데 새 SI에서는 플랑크 상수의 불확도를 0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새 킬로그램 정의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측정한 플랑크 상수의 불확도가 기존 SI에서와 비슷한 수치가 나와야만 측정값의 연속성이 유지된다. 그래서 CIPM 산하의 CCM(질량 및 관련량 자문위원회)에서는 킬로그램 재정의에 필요 요건으로 다음 두 가지를 제시했다.

- (i) 독립적으로 수행된 3개 이상의 실험에서 플랑크 상수의 값이 5×10-8 이하에서 서로 일치해야 하고, (ii) 그중 최소한 하나의 결과는 2×10-8 이하의 상대불확도를 가져야 한다. 이 중 두 번째 요건은 캐나다 NRC의 와트 저울과 국제 아보가드로 연구팀 IAC에서 구한 결과가 만족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첫 번째 요건이 2015년 현재 충족되지 않았다. 이 요건 충족에 가장 가까이 있는 미국 NIST에서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 제작한 NIST-4 와트 저울로써 실험이 진행 중이다. (146)

- 질량의 SI 단위, 킬로그램. 킬로그램(기호: kg)은 질량의 SI 단위이다. 킬로그램은 플랑크 상수 h의 수치를 kg m2 s-1와 동일한 Js 단위로 나타낼 때, 6.626 070 040×10-34으로 고정함으로써 정의된다. 여기서 미터와 초는 c△νCs로 정의된다.

- 이 정의는 h=6.626 070 040×10-34 kg m2 s-1의 정확한 관계를 의미한다. 이것을 세 개의 정의하는 상수, h, c, △νCs에 관해서 킬로그램에 대한 표현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kg=

(150)

- 이 정의의 결과로 질량의 단위 킬로그램은 초와 미터의 정의 및 플랑크 상수에 관하여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새 정의가 채택되면 국제 킬로그램원기(IPK)는 상대불확도를 가지게 된다. 그 상대불확도는 새 정의가 채택되기 직전의 플랑크 상수값의 상대불확도인 2×10-8이 된다. 새로 바뀐 킬로그램 정의는 원리적으로는 1 킬로그램뿐 아니라 어떤 질량 눈금에서도 질량 단위의 일차적(primary)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150)

- 킬로그램 단위를 구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전기적 일률과 역학적 일률을 서로 비교하는 일명, 와트 저울(watt balance)을 이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질량 m, 중력가속도 g, 속도 v로 측정된 역학적 일률과 저항 및 전압으로 측정된 전기적 일률을 비교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항과 전압은 각각 양자 홀 효과와 조셉슨 효과로 측정한다. 이것을 방정식으로 표현하면 mgv=Ch인데, 여기서 C는 조셉슨 접합에 가해진 주파수를 포함하는 교정 상수이다. 따라서 이 방정식은 역학적 일률(mgv)이 플랑크 상수(h)에 비례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렇듯 와트 저울의 개념과 방정식은 간단하지만 그것을 높은 정확도로 동작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수고가 필요하다. (162)

- 와트 저울은 영국 국립물리연구소(NPL)의 키블(B. P. Kibble)이 지금부터 약 40년 전인 1976년에 처음 제안했다. 그 이후 영국과 미국이 주축이 되어 와트 저울을 개발하는 연구를 지속해왔다. 현재는 미국의 NIST, 캐나다의 NRC, 프랑스의 LNE, 스위스의 METAS, 중국의 NIM, 국제도량형국 BIPM, 그리고 한국의 KRISS 등이 와트 저울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62)

- 와트 저울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모드로 동작한다. 첫 번째 무게 재기 모드(weighing mode)에서는 테스트 질량 m에 미치는 중력과 이것을 상쇄하려는 전자기력이 평형을 이룰 때 전압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그림 4.7처럼 전류 I가 흐르는 원형 코일(둘레 길이 l)이 수평면 상에서 지름방향으로 퍼져나가는 자장 B 속에 놓여 있다. 이때 코일은 로렌츠 힘에 의해 전자기력을 받는데, 그 힘의 세기는 FEM=IBl이다. 코일에 흐르는 전류 I는 표준저항 R의 양단에 걸리는 전압 V1을 측정하여 I=V1/R 관계식에 의해 구해진다. 이 표준저항은 양자홀 저항표준기로 교정 받은 것이고, 전압은 조셉슨 전압표준기로 측정한다. (163)

- 전자기력 FEM이 질량 m에 걸리는 중력 FGR와 평형을 이룬다면 IBl=mg의 관계식이 성립한다. 여기서 m은 와트 저울의 테스트 질량이고, gm이 있는 위치에서의 중력가속도이다. 이것을 질량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163)

- 움직임 모드에서는 테스트 질량 m이 없는 상황에서 코일을 자장 B 속에서 수직 방향으로 v의 속도로 움직인다. 코일의 움직임은 패러데이 법칙에 의해 코일 양단에 전압 V2를 생성시키는데, 그 크기는 V2=vBl이다. 여기서 코일의 속도 v는 와트 저울에 설치된 3차원 레이저 간섭계로써 측정하고 또 조절할 수 있다. V2V1과 마찬가지로 조셉슨 전압표준기로 측정한다. 우리가 모르는 값 Bl 대신에 V2/v를 위 식에 대입하면 m=V1V2/(Rgv)가 된다. (163)

- 킬로그램을 구현하는 또 다른 일차방법은 1몰의 탄소-12 원자에 포함된 원자개수를 세는 것이다... 따라서 탄소-12 원자를 1000g/12g(83.333) 몰만큼 준비하면 이것이 1킬로그램이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탄소만으로 구성된 결정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실리콘을 이용한다. (164)

- 실리콘은 반도체 산업의 발달로 불순물 없이 고순도로 크게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 만약 구가 실리콘-28 원자만으로 만들어졌다면, 구에 포함된 실리콘 원자 개수가(1000g/28g×아보가드로 상수) 되도록 구의 부피를 조절하면 1킬로그램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동위원소나 불순물의 비율 그리고 구의 표면에 산화막이 형성되는 것 등이다. 이런 것이 단위 구현의 불확도에 영향을 미치고, 정확도의 한계로 작용한다. (165)

- 측정의 여러 분야에서 정확도가 높아지면 새로운 물리 현상을 발견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정밀 측정과학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는 이와 관련된 새로운 연구주제를 발굴하고 수행하게 될 것이다. (166)

- 이에 비해 일상적인 측정 산업현장에서는 새 SI 체계에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측정불확도가 현재의 SI에서도 충분하기 때문에 기존의 방법대로 사용해도 문제되지 않는다. (166)

- 이런 내용들을 일반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단위를 정의하는 방법이 바뀌는 것에 대해 초중등학교와 대학에서 새로 가르쳐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관련 교과서 등을 수정하는 작업도 필요하고, 과학 담당 교사들을 대상으로 새 SI에 대해 지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166)

기본상수의 불변성에 관한 연구

- 그런데 자연의 네 가지 힘을 통합하려는 이론, 이른바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을 추구하는 초끈 이론에 의하면 물리학의 모든 결합상수들과 매개변수들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에 따라 변할 것이라고 한다. (177)

- 디랙은 전자의 반지름에 대한 우주 크기의 비와 양성자와 전자 사이의 중력에 대한 전자기력의 비가 비슷하다면, 우주의 크기는 시간에 따라 점점 커지고 있으므로 위의 숫자 관계가 일정하게 유지되려면 중력이 시간에 따라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제시한 두 가지 가설은 다음과 같다.

- 중력의 세기는 우주의 나이에 반비례한다. , 중력상수는 우주 나이 t와 다음 관계를 가진다. G 1/t

- 우주의 전체 질량은 우주 나이의 제곱에 비례한다. M t2

- 현재까지의 결과는 불확도가 평균값보다 크고 0을 포함하기 때문에 상수가 변한다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원자시계의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변화 한계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구조상수 외에도 아인슈타인의 등가원리 중 하나인 국소위치불변성(Local Position Invariance)에 대한 검증 연구를 세슘과 루비듐 분수시계로써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원자시계의 활용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