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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온갖 일들을 경험하기

강형구 2017. 6. 6. 20:13

 

   남자로 태어난 나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고 싶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직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많은 일들이 있다. 우선 내가 경험해 본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나는 연애를 해보았고 결혼을 했다. 연애에 능숙한 사람들은 아주 많은 연애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단 두 번 연애를 했고, 두 번째 만난 여성이 지금의 내 아내다. 나는 카사노바의 삶을 경험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두 번의 연애 경험과 한 번의 결혼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나는 대학에서 공부를 해보았고, 군대에 다녀왔고, 아르바이트를 해보았고, 대학원 생활을 해보았다. 취업 시장에 뛰어들어 취직을 해보았고, 직장 생활을 해보았다. 나는 우등생의 경험과 열등생의 경험을 모두 해보았다. 중학교 시절까지 나는 우등생이었으며, 고등학교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열등생이었다. 나는 활발한 삶과 조용한 삶을 모두 살아보았다. 초등학생 시절까지 나의 성격은 매우 활발했으나, 중학교 이후 책과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게 되면서 비교적 조용한 성격으로 바뀌었다. 나는 살면서 친한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해 보았으며,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 속에서 수치스러움을 느끼며 살아보기도 했다.

  

   나는 평범한 삶을 위해서 하고 싶은 일을 잠시 포기하는 경험을 했다. 계속 학교에 남아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평범한 삶을 위해 휴학을 하고 취업을 위한 공부를 했다. 또한 하고 싶은 일 대신에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경험을 했다. 지금 내가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공부한 나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경험을 했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다. 또한 나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는 나로서는 참으로 값진 깨달음이었다.

  

   삼십대 중반인 내게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들이 꽤 있다. 우선 나는 운동 중에서 탁구와 수영을 배워보고 싶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축구, 농구, 배구, 마라톤 등은 해보았지만 탁구와 수영은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또한 나는 독일과 영국을 여행해보고 싶다. 철학, 수학, 물리학으로 유명한 독일과 영국에 꼭 가보고 싶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좀 더 가볍고 쾌활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 고등학교 시절 이후 나는 퍽이나 진지한 삶을 살아왔다. 진지한 주제들에 대해서 고민해왔고, 진지한 책들을 읽고 진지한 글을 썼다. 이젠 어깨에서 힘을 좀 빼고, 좀 더 낙관적인 태도와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감을 갖고 삶을 살아보고 싶다. 초등학교 시절 내가 갖고 있었던 마냥 긍정적인 태도와 호탕했던 마음을 되찾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는, 앞으로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다. 내가 지금껏 오래도록 공부해 온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활용하여 사회에 기여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래야만 나의 삶이 진실로 충만해지고 풍족해지지 않을까? 삶의 충만함과 풍족함은 단지 돈이 많다는 이유로 얻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정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삶으로부터 진정한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갈 생각이다.

  

   나는 지금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여러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지만, 여전히 나는 세상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많고 세상에는 내가 경험해보고 싶은 일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나는 앞으로도 이렇게 가끔씩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내가 어떤 경험을 했고 앞으로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지를 확인하고 점검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