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 이야기

양자역학의 철학 독서노트 02

강형구 2016. 10. 19. 07:07


Hughes, R. I. G.(1989), The Structure and Interpretation of Quantum Mechanics(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Chapter 1-2(pp. 28-82).

 

03: 상태와 물리량

 

1: 벡터공간

 

1. 5. 복소수

     

   복소수

의 켤레복소수는

이다. 이를

로 표현한다. 복소수 c의 절대값

을 복소수 c의 표준(norm)이라 한다. 표준이 1인 복소수는

을 만족하므로 각 θ에 대해

로 쓸 수 있다.

 

1. 6. 2차원 복소공간

     

   2차원 복소공간

에서는 두 개의 복소수가 하나의 벡터를 이룬다.

에서도 2차원 실수공간과 유사하게 벡터의 덧셈, 실수배, 0벡터가 정의된다.

에서의 연산자 역시 하나의 벡터를 다른 벡터로 변환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2차원 복소공간에서 고유벡터와 고유값(실수)을 갖는 연산자들이 있는데, 이러한 연산자들을 에르미트 연산자라 부른다.

  

   에르미트 연산자들은 물리량을 표상하며, 이 연산자들의 고유값들은 해당하는 물리량의 가능한 값들이다. 에르미트 연산자의 반-대각성분들은 상호간에 켤레의 관계를 갖는다. 또한 에르미트 연산자의 대각성분들은 실수들이며, 이 실수들의 합은 고유값들의 합과 같다. 그리고 독립적인 고유값들의 최대수는 공간의 차원과 동일하다. 예를 들어서 살펴보자.

  

   연산자

을 생각해보자.

이어야 하므로, 행렬식을 계산하면 고유값은 1, 4이다. 고유값이 1일 경우의 고유벡터는

이고, 고유값이 4일 경우의 고유벡터는

이다. 고유값의 합 5는 연산자

의 대각성분들과의 합 5와 같다. 고유값의 수 2는 복소공간의 차원의 수와 동일하다.

  

   복소공간에서는 내적의 정의가 달라진다.

,

라 할 때,

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우

=

이다.

는 양의 실수이며, 복소공간에서의 벡터의 크기 또한

로 정의한다.

일 경우

규격화되었다고 하며,

=

=0일 때 두 벡터

직교한다고 말한다.

,

이고

인 경우

(직교)이다.


  

에서도

에서와 유사하게 ‘1차원 부속공간(subspace)’을 생각할 수 있다.

가 동일한 부속공간에 놓여 있을 경우,

이다. 벡터

와 부속공간

이 주어졌을 경우, 벡터

를 부속공간

로 투영하는 사영연산자

가 존재하며, 이 때 사영된 결과는

이라 표현한다. 실수공간에서처럼

이고,

가 규격화되었을 때

이다.

     에서의 에르미트 연산자는

에서의 대칭 연산자와 마찬가지로, 사영연산자들의 가중치 합으로 분해될 수 있다. ,

,

일 때,

이다.

 

1. 9. 벡터공간

  

   체(field)란 두 종류의 이항연산(+, ×), 이 연산에 관한 01(단위원), ×의 역연산

이 정의되어 있는 집합을 말한다. 이를 다음과 같이 표기한다.

('는 벡터연산과 구분하기 위해서 표기함). 여기서

에 속하는 요소들을 스칼라라고 한다.

위에서의 벡터공간

이라 표기한다.

에 속하는 요소들을 벡터라고 한다. 이 때 ‘+’는 벡터의 쌍을 또 다른 벡터로 만드는 연산이고, ‘×’는 스칼라와 벡터의 쌍을 또 다른 벡터로 만드는 연산이다. 벡터

,

,

와 스칼라

,

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성질들이 성립한다.

,

,

,

,

,

,

,

.

 

 

1. 10-1.14. 벡터 공간에서의 선형연산자, 내적, 부속공간과 사영연산자, 직교기저


  

에서의 사상

가 다음과 같은 조건들을 만족시킬 때, 이를 선형연산자라고 한다.

,

.

이고

일 때,

의 고유벡터이고 이 때

는 고유값이다.

가 선형연산자이면

또한 선형연산자이며, 다음의 성질들을 갖는다.

,

.

다음의 조건들을 만족시킬 경우,

을 벡터공간

에서의 내적이라고 한다.

이고 오직

인 경우에만

이다.

=

.

=

.

  

   벡터공간

에서의

에 대해서,

이고,

일 경우

규격화되었다고 하며,

=

=0일 때 두 벡터

직교한다고 말한다.

  

   벡터공간

의 부속공간

은 다음과 같은 성질들을 만족시킨다. 만약

에 속하면

또한

에 속한다.

에 속하면

또한

에 속한다.

  

   벡터공간

의 선형연산자

가 모든 벡터

에 대해

일 경우, 이를 에르미트적(Hermitian)이라고 한다. 벡터공간

의 선형연산자

인 경우, 이를 멱등적(idempotent)이라고 한다. 선형연산자

가 에르미트적이고 멱등적일 때, 이를 사영연산자라고 한다.

  

   벡터들의 집합

이 다음 조건들을 만족시킬 때, 이를 벡터공간

의 직교기저라고 한다.

일 경우

이고,

이며,

이 벡터공간

를 메운다(span). 이 때, 임의의 벡터

는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 따라서,

.

 

1. 14-1. 16. 이산 스펙트럼과 연속 스펙트럼에서의 연산자, 힐버트 공간

  

   유한한 차원의 벡터공간

에서의 스펙트럼 분해 정리는 다음과 같다.

를 유한한 차원의 벡터공간

의 에르미트 연산자라고 할 때, 실수

과 사영연산자

이 있어서,

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에서의 에르미트 연산자일 경우,

는 정확히

개의 구분되는 고유값들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개의 고유값들을 가질 수 있다. 전자의 경우 부속공간은 1차원이지만, 후자의 경우 부속공간은 2차원 이상이기 때문에 이 부속공간을 다시 분해할 수 있고, 이 때의 분해 방식은 유일하지 않다. 유한한 차원이 아닌 무한한 차원 벡터공간에서의 에르미트 연산자에도 식

는 적용되며, 이 때의 스펙트럼은 연속 스펙트럼이다.

  

   힐버트 공간이란 내적이 정의되어 있고 완전한벡터공간이다. 공간에서의 수렴하는 벡터들의 계열이 또 하나의 벡터로 수렴할 경우, 이 벡터공간을 완전하다고 부른다. 특히 무한차원의 경우, 수렴하는 벡터들의 계열에 대한 극한 벡터를 해당 벡터공간이 포함하고 있다면, 이 부속공간을 닫힌 부속공간이라고 하며 이 공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힐버트 공간이다.

 

2. 양자역학에서의 상태과 관찰가능량

 

 

2. 1. 고전역학에서의 계와 상태

  

   휴즈는 고전역학을 분석함에 있어서 19세기에 수립된 해밀턴-야코비 형식화를 따른다. 계의 변하지 않는 속성들의 집합을

로 나타내자. 그리고 시간에 따라서 변하는 양들의 집합을

으로 나타내자. 법칙들의 집합은

이며, 법칙들은 입자들 사이의 상호작용 및 입자들과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을 관장한다.


  

중에서 특히 각각의 입자가 갖는 위치와 운동량이 중요하다. 시각

에서 각각의 입자들의 위치와 운동량을 구체화하는 것은 시각

에서의 계의 상태를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시각

에서 계의 상태가 구체화되고 나면,

의 구체화는

에 포함되는 모든 속성들의 값을 결정한다. 고전역학이 결정론적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만약 계가 고립되어 있을 경우,

을 완전히 구체화하고 주어진 시각의 계의 상태가 확보된다면 모든 시각에 있어서의

의 값들을 결정할 수 있다. 입자가

개 있을 경우, 고전역학에서는 계의 상태가 6

차원(3차원×위치와 운동량×

)의 실수공간에서의 한 점에 의해서 표상된다고 말한다. 이 실수공간을 계의 위상공간(phase space)이라 하며, 위상공간을

, 계의 상태를

로 나타낸다.

 

2. 2. 관찰가능량들과 실험적 물음들

  

   고전역학에서는 관찰가능량

에 실수함수

를 연관시킨다. 이 함수는 위상공간의 모든 점에 대해서

에 대한 실수값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실험의 경우 우리는 실수값이 아닌 유리수값에 만족한다. 더 나아가 모든 실험적 물음에 대한 답이 (1)’ 또는 아니오(0)’가 되도록 실험적 물음을 구성할 수 있다. “관찰가능량

가 간격

에서의 값을 갖는가

?” 이와 같은 실험적 물음에 대응하는 해당 위상공간의 영역이 있으며, 계의 상태가 이 영역에 포함될 경우 대답은 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대답은 아니오이다. 모든 실험적 물음은

의 형식을 갖고, 각각의 물음들은 해당 위상공간의 부속집합에 대응한다.

 

2. 3. 양자이론에서의 상태와 관측가능량

  

   양자역학에는 순수 상태혼합 상태가 있는데, 휴즈는 2장에서 순수 상태에 대해서만 논한다. 양자역학에서 계의 순수 상태는 힐버트 공간에서의 벡터로 주어진다. 예를 들어 스핀 상태 벡터는 2차원으로 표현되고, 위치 상태 벡터는 무한차원으로 표현된다. 계의 상태가 표상되는 힐버트 공간을 해당 계를 위한 상태공간이라고 말한다.

  

   고전적 위상공간이 유한차원이었다면, 양자역학에서의 상태공간은 무한차원이다. 상태들은 상태공간에서의 점들로 표상되며, 서로 다른 두 벡터가 동일한 부속공간에 놓여있을 경우 두 벡터는 동일한 상태를 나타낸다. 그리고 힐버트 공간에서의 하나의 1차원 부속공간을 하나의 순수 상태로 간주할 수 있다. 고전이론에서의 실수함수와는 달리, 양자역학에서는 관찰가능량을 표상하기 위해 힐버트 공간에서의 에르미트 연산자를 사용한다.

  

   우선 힐버트 공간에서 고유벡터를 갖는 에르미트 연산자들에 대해서 고려해보자. ,

에 대해서 고려해보자. 이 경우, 연산자가 가질 수 있는 고유값들이 관찰가능량의 가능한 값들이 된다. 고전이론과는 달리, 양자역학에서 관찰가능량들은 오직 특정한 구체적 값들만을 갖는다. 상태벡터

의 고유벡터일 경우 측정을 했을 때 그 고유값은 확실한 정도로 발생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의 고유벡터가 아니다. 이 때 우리는 벡터

, 연산자

에 관련된 각각의 고유값들이 발생가능한 확률값을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상태

에 있는 계에 수행된 측정이 결과값

를 보일 확률은,

로 주어진다. 이 때,

는 사영연산자이다. 고유값

에 대응되는, 연산자

의 고유벡터

를 포함하는 부속공간을

로 표기할 때, 계의 상태벡터가

위에 놓여진 경우에만

에 대한 측정은 확실한 정도로

라는 값을 산출한다. 이 때

이므로

(

가 규격화 되었으므로)이 된다.

  

   고유벡터를 허용하지 않는 연산자의 경우에는 측정의 확률값을 어떻게 계산할까?

를 관찰가능량

를 표상하는 연산자라고 하고, 실수선 상의 임의의 간격을

라 하자. 간격

에 대응하는 부속공간

이 존재하고, 계의 상태

가 오직

에 놓여 있을 경우에만

에 대한 측정이 확실한 정도로 간격

내의 값을 산출한다고 말할 수 있다.

에로의 사영연산자라고 할 때,

이다. 이 식은 근본적인 방정식이며, 이를 양자역학의 통계적 알고리듬이라 부른다. 이 식은 실험결과를 그것의 발생확률과 연결시켜준다. , 양자역학에서의 상태값은 우리에게 특정한 결과값에 대한 확률을 제공해준다.

 

2. 4. 확률과 기댓값

  

   이산적 스펙트럼을 갖는 에르미트 연산자

를 생각하자. 이 때, 규격화된 고유벡터들의 집합

은 해당 상태공간을 메운다’. 만약 고유벡터들에 대응하는 고유값

들이 모두 구분된다면, 모든 고유벡터들은 상호적으로 직교한다. 이 경우, 어떤 벡터에 대해서도

로 표현된다. 이 때

는 유일하게 정의되며, 만약

가 규격화되었다면

이다. 이제 우리는

으로 매우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이제는 한 번의 측정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측정했을 때의 확률값인 기댓값을 표현해보자. 연산자

에 대한 기댓값

와 같이 표현된다(이 때,

임은 1장에서 살펴보았다).

 

2. 5. 고전역학에서의 상태의 진화

  

   고전역학에서 상태의 진화를 취급하는 해밀턴-야코비 방법의 특징은, 힘 대신 에너지를 도입한다는 데 있다. 이 방법에서 총 에너지는

로 표현된다. 이 때

는 계에 대한 해밀턴 함수로서, 고전적 계의 상태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서술하는 함수이다. 고전역학에서

개의 좌표들의 변화는 해밀턴 방정식들로 우아하게 표현가능하다. 전체 계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쌍의 방정식들

을 얻고, 어떤 주어진 시각

에 대해서도 계의 상태를 구체화하는 좌표들은 이 미분방정식들의 해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1차원에서 스프링에 부착되어 있는 단일 입자로 구성된 계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이 경우, 오직 두 개의 수만으로도 상태를 구체화하는데 충분하다. 계의 총 에너지는

이고, 이에 대한 해밀턴 방정식들은

,

이다. 이 방정식들이 계의 상태 진화를 관장한다.

 

2. 6. 결정론

  

   1814년에 라플라스는 세계에 대한 결정론의 논제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의 현재 상태가 주어질 경우 미래의 모든 사건들은 변경할 수 없는 방식으로 자연의 법칙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결정론의 논제는 형이상학적 논제와 인식론적 논제로 구분할 수 있다. 형이상학적 논제는 다음과 같다.

일 때,

에서의 세계 상태

와 물리적으로 양립가능한

에서의 세계 상태

은 오직 하나만 존재하고, 세계의 상태들인

으로부터 해당 시각에서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물리량들의 값들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설사 결정론의 형이상학적 논제가 옳다고 해도 결정론의 인식론적 논제는 그를 수 있다. 왜냐하면, 아무리 전지전능한 마음이라고 하더라도

으로부터

을 계산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든 단일 입자계의 예에서는 라플라스의 이상이 실현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고전물리학의 법칙들이 직접적으로 결정론의 논제를 도출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결정론의 논제이 수립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여러 임시방편적인 가정들을 요구되기 때문이다. 우선 우주는 닫힌 계이어야 한다. 또한

개의 미분방정식이 어떤 시각에서든 단일한 해를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가 연속적으로 미분가능해야 한다. 이러한 가정들은 결코 공허한 조건들이라 볼 수 없다.

 

2. 7. 양자역학에서의 상태의 진화

  

   양자역학 또한 고전역학과 마찬가지로 시간에 따라 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말해주지만, 이 때 관계되는 것은 다름아닌 연산자다. 양자역학에서 계의 총 에너지는 에르미트 연산자

로 표상되며, 계의 상태 변화는 다음과 같은 방정식

에 의해서 관장된다. 이 방정식을 시간-의존적인 슈뢰딩거 방정식이라고 한다. 우리는 시간에 관한 함수인 연산자

을 구성하여 이 방정식을

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는 연산자들의 무한수열의 합(

)이며, 유니타리 연산자(선형연산자이며, 역원이 존재하고,

인 경우)이다.

가 연산자

와 시각

에 의해 결정되므로, 양자역학에서 미래는

,

및 현재 상태에 의해 유일하게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 적어도 계의 진화와 관련해서 양자역학은 라플라스적이다.

  

   문제는 양자상태와 물리량에 할당되는 값 사이의 관계이다. 결정론적 이론은 계의 상태진화를 유일하게 구체화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상태를 통해 계와 관계된 모든 물리량들에 값을 할당해야 한다. 양자역학은 고전역학과는 달리 후자의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는다. 왜냐하면 양자역학의 경우, 이상적인 측정이 이루어지고 계의 상태를 정확하게 구체화시킨다고 하더라도 고전역학과 달리 01 ‘사이의 확률값을 얻기 때문이다.

 

2. 8. 이론과 모형

  

   양자역학은 힐버트 공간에 의해 제공된 모형을 사용한다. 만약 힐버트 공간 모형에서 계

의 행동이 표상될 수 있다면

를 양자적 계라고 한다. 어떤 공리체계에 있어도 이에 관한 일군의 모형들이 존재하며, 과학은 공리들이 정의하는 모형들에 관심을 가진다. 힐버트 공간에서의 수학적 모형 그 자체가 표상적이라면, 그러한 수학적 모형이 표상하는 것은 무엇일까? 양자역학에서는 대상으로부터 모형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이론의 모형으로부터 그것들이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를 묻는다. 다시 말해 양자역학에서는 이론이 제시하는 표상이 적절하다고 가정한 후, 이 표상이 표상하는 세계가 어떤 세계일 것인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