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긴 여행의 주인공

강형구 2016. 9. 13. 15:06

  

   나는 어린 시절부터 독립심과 고집이 강했다. 반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고, 검소하고 소박한 옷차림을 하는 것을 좋아했다. 나는 무리를 이끌고 가는 사람이라기보다는 홀로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부모님의 보호를 받고 자랐지만, 대학에 들어가면서 고향을 떠나 타지 생활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독립은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군복무를 하며 돈을 벌었고, 대학원을 스스로의 힘으로 마쳤다. 이후 나는 결혼을 하고 아내와 함께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나는 대구 중심가의 좋은 아파트는 아니지만 우리 가족이 아늑하게 쉴 수 있는 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올해 나는 한국 나이로 35세가 되었다. 30세까지 공부와 군복무 등을 했고 31세부터 직장 생활을 하고 있으니, 60세까지 쉬지 않고 일을 하면 꼬박 30년을 일하는 셈이다. 전체적으로 보아 나의 삶은, 30년 동안 사회생활을 할 준비를 하고, 30년 동안 사회생활을 한 다음, 남은 20년은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나의 30년 직장생활 중 4년이 지나갔고 지금 나는 5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장학재단은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을 위해 학자금을 지원하고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공공기관인 한국장학재단의 직원인 나는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봉급을 받으며 매일을 살아가고 있음을 생각하며 상당한 책임감을 느낀다. 나는 나의 직장에 대해서 만족하며,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원칙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일을 진행하는 사람이다. 규정과 절차에 맞게 일을 처리하고자 노력하며, 최대한 기존에 하던 일들을 더 잘 하기 위해서 애쓴다. 그렇기에 나는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에서 다소 어려움을 느낀다. 이는 나라는 사람의 특징인 것 같다. 사람마다 각자 일하는 특색 혹은 방식이 있기 때문에 조직에서 관리자는 적재적소에 능력에 맞는 사람들을 배치해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나의 생각에 나는 꼼꼼한 문서작업을 하거나, 연구를 하거나, 업무 프로세스 관리를 하는 일에 적합하다. 물론 다른 종류의 업무를 해서 나쁠 것은 없겠으나, 나라는 사람의 성격이나 능력을 감안할 때 그러한 종류의 일이 나에게 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기본적으로 내가 하는 업무는 행정업무다. 행정업무를 잘 처리하는 것이 내가 직장에서 하는 역할이다. 이와 더불어 나에게는 대한민국의 남자이자 예비역 군인이라는 역할이 있다. 나는 현역 군인이 아니긴 하지만, 북한 혹은 다른 외부 세력이 우리나라를 공격할 경우 나는 예비역 군인으로서 나라를 위해서 싸워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 예비역 군인으로서 무난하게 싸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체력 및 판단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고, 다행히 나는 주기적으로 꾸준하게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군인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성인 남자들은 전쟁이 벌어지면 전쟁터로 가서 나라의 노인들, 여성들, 어린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 남자들이 죽어도 아이들은 계속 자라나서 나라는 유지될 것이다. 자신들의 희생이 가치 있을 것임을 믿고 남자들은 전쟁터로 나간다.

  

   직장에서 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 이외에 내가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있다면 그것은 공부를 하면서 얻는 기쁨이다. 나는 책을 읽으며 마음의 평온함을 얻는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지극히 나 자신을 위해서 공부를 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나는 나의 공부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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