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확고하다면 갈 길은 분명해진다. 라이헨바흐의 [경험과 예측]을 번역했고, 지금은 [시간의 방향]을 번역하고 있다. 나는 꼭 번역되어야 하지만 누구도 번역하지 않았던 책을 번역한다. 혹자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번역할 시간에 논문을 써라.” 그런데 내 경험상, 번역을 하면서 꼼꼼하게 읽어야 무엇이 흥미로운 지점이며 무엇이 진정한 문제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고, 이러한 파악을 통해 논문을 쓸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나로서는 번역함으로써 논문의 소재가 나온다. 그러므로 나는 논문을 쓰기 위해 번역한다. 중요한 과학철학 원전의 경우, 한 권을 번역하면 그 책에 관하여 최소한 1편 이상의 논문을 쓸 수 있다. 내 생각에 내가 걷는 길은 너무 안전한 길이다. 20세기 전반기에 활동한 중요 과학철학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