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른이 되어서 좋았던 것은 더 이상 옷을 자주 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오래전부터, 그러니까 초등학생이던 시절부터 나는 외모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냥 집에 있는 옷을 꺼내 입었고, 머리도 대충 빗질 몇 번을 해서 손질하는 게 다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나는 부모님께 옷이나 신발을 사달라고 떼를 쓴 적이 없다. 물론 레고 장난감이나 게임기, 게임팩 등을 사달라고 떼를 쓴 적은 많다. 그런데 이건 취향 또는 성향의 문제인 것 같다. 레고나 게임은 한 번 사면 계속해서 할 수 있지 않나. 물론 옷도 한 번 사면 계속 입을 수 있긴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 앞에서 나를 멋지게 꾸미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음식에 대한 욕심은 약간 있었다. 한창 어릴 때는 육체적인 활동량이 지금에 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