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운전연습

강형구 2015. 2. 8. 05:10

 

   내게는 일종의 강박관념 비슷한 것이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나의 고유한 시간과 자유를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과, 어떤 일을 하더라도 실수 없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어제 장모님과 함께 운전연습을 했다. 운전연습을 할 때는 큰 실수 없이 잘 했는데, 이후 은혜가 뒷좌석에 타서 내가 운전할 때 이런 저런 잔소리를 하자 곧 마음이 흔들렸다. 마음이 흔들리면 객관적인 상황판단을 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다행이 마음이 흔들렸던 시간은 아무 탈 없이 잘 지나갔다. 한 번 무사히 지나갔으니,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운전에 도전해야 한다.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면 나도 운전에 익숙해 질 것이다.

 

   운전에 익숙해지면 출퇴근할 때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은혜와 함께 어디론가 떠날 수도 있을 것이며, 아버지께서 운전을 해야 하실 때 내가 대신 차를 운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수백만의 사람들이 하는 활동인 운전을 이제 나도 시작한다. 내가 지금껏 운전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까지 내게는 차가 없었고, 서울의 대중교통은 이동하기에 충분히 편리했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만 나 자신의 최소한의 행복을 유지할 수 있다. 나는 독서를 하거나 음악을 들음으로써 마음의 평안을 얻고 행복함을 느낀다. 나는 문장을 통해서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할 때 편안해진다. 이러한 조그마한 시간들을 매일 나 자신을 위해 선물하는 것은 그리 무리한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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