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기준을 높게 잡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말해, 나보다 훨씬 더 잘하는 사람들을 비교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세상은 전쟁터이고, 인생은 끊임없는 싸움의 연속이다. 일시적인 평화와 잠정적인 동료는 일련의 싸움이 이루어지는 하나의 양식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싸워서 이길 수 없는 상대를 만났을 경우, 고집을 피우며 끝까지 저항하다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상처를 입어서는 안 된다. 화해하려고 시도하거나, 그게 안 되면 도망을 쳐서 살길을 찾고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 나는 기준을 높게 잡지 않기 때문에 나의 능력으로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연구도 그러하다. 내가 세계적인 수준의 뛰어난 철학자가 아닌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철학 연구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건 당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