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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논문 예비 심사를 치르다

어제 저녁 박사학위 논문 예비 심사를 치렀다. 만약 최종 심사를 하게 되면 그 시점은 12월 말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최종 심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열심히 수정해야 한다. 그저께 저녁부터 긴장이 되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어제 아침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난 후, 심사 초반부에 해야 하는 발표 연습을 심사 직전까지 했다. 심사에 들어가기 한 시간 전에는 진통제까지 먹었다.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심사가 시작되니 힘이 났고 자신감도 생겼다. 말도 당당하게 잘했다. 하지만 여전히 논문 원고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왜냐하면 글은 써도 써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도서관에 논문을 제출할 때까지는 계속 고치고 고쳐야 한다. 그렇게 계속 고치..

일상 이야기 2022.10.29

현상론적 태도

해석과 의미 부여 활동에 지칠 때면 나는 나의 태도를 현상론적인 것으로 바꾼다. 나를 일종의 기계로 간주하여, 나의 감각 기관에 주어지는 다채로운 현상들에 집중하고 의식적으로 이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현상론적인 태도를 취하면 나 자신의 존재가 좀 더 경이롭게 느껴진다. 목 위에 두뇌를 달고 있는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인상들을 파악하고, 분류하고, 정리하고, 무시하고, 계속 하나의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상론적인 태도를 취하면 나는 나라는 경이롭고 기괴한 하나의 자연을 만난다. 사람이 파충류의 감정 없는 눈과 복잡한 문양의 피부 표면을 보며 이질감을 느끼듯, 내가 나 속에서 만나는 자연은 내가 생각하던 나와는 이질적이며 내게 두려움을 준다. 그..

일상 이야기 2022.10.20

해야 할 일을 한다

어떻게 ‘선험적 종합 지식’이 가능한가? 이것은 18세기를 살았던 칸트의 낡은 물음이고 이 물음이 잘못되었다는 점 또한 밝혀졌지만, 나는 나 자신이 이러한 물음이 가진 직관적인 의의를 계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인간의 자연과학적 지식이 이토록 자연을 잘 설명하고 또 잘 예측하는 것일까? 과연 우리의 자연과학적 지식이 실제로 존재하는 자연과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어떻게 자연과학적 지식을 획득하고 구축하고 평가하고 교정해나가는 것일까? 나는 이런 현대적인 물음들이 전제하는 기본적인 직관이 칸트의 물음이 유래한 직관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칸트의 물음은 특별하게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춘 사람뿐만 아니라, 건전한 사고 능력을 가진 일반적인 사람이 던질 수 있는 진지한 물음이라 ..

10월의 시작

어제는 처남의 결혼식(2022. 10. 1.)이라 가족들을 데리고 인천에 다녀왔다. 그래서 오늘은 다소 피곤하지만, 그래도 나는 10월 5일까지 지도교수님께 논문 수정본을 다시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논문을 심사하게 되면 10월 말쯤 심사를 진행하게 될 것 같다. 논문 상태가 불량하면 심사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특히 유의해야 한다. 나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는 ‘논리경험주의 시공간 철학의 역사적 재조명’이다. 논리경험주의의 대표적인 철학자 한스 라이헨바흐의 [시간과 공간의 철학]이 1928년에 출판되었다. 그러니까 대략 100년 만에 그의 철학을 재조명하는 셈이다. 내가 알기로 국내에서는 이 주제로 논문을 써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없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논리경험주의 철학자 한스 라이헨바..

일상 이야기 2022.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