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학기가 거의 마무리되었다. 나는 이번 학기에 4개 과목(10학점)을 진행했다. 학기 중에 “인공지능의 인문학적 성찰”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강의 영상 촬영을 했으니, 실질적으로는 5개 과목을 진행한 셈이다. 성적 입력은 끝냈고, 지금은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이 강의를 평가한 후 자신들의 학점을 확인하고 있다. 우리 학교 규정상으로는 강의 평가 점수로 5점 만점에 4.5점 이상을 받아야 ‘교수 업적 평가’에서 불이익이 없고, 5점 만점에 3.8점 이상을 받아야 ‘금전상으로’ 불이익이 없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강의했으나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분명하지 않다.
임용된 후 지난 2년 동안 얻은 소소한 성과를 살펴보자. 먼저, 우리 학교 교양 수업으로 과학사(“과학기술의 역사적 진화”)와 과학철학(“과학철학의 이해”) 수업을 정착시켰다. 2개 학기 중 1개 학기만 진행하던 수업을 2개 학기(봄, 가을학기) 모두 진행하게 바꿨다. 다음으로 윤리교육과에서 받은 3개 수업(“로봇의 윤리학”, “현대철학”, “논리와 비판적 사고”)을 맡아서 진행하는 일을 안정시켰다. 이 정도 수업만으로도 수업 시수를 채우는 것에 문제가 없으나, 욕심 같아서는 수학과 물리학의 기초를 따져보는 수업을 추가로 개설하고 싶다. 어쨌든, 나 자신이 이런 수업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적응하고 감을 잡았다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앞으로 나의 수업들에 관한 교재를 직접 집필하고 싶다. 굳이 잘 알려진 출판사에서 출판할 필요는 없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으면 된다.
2024년 3월 1일에 임용된 이후 나의 주민등록지는 광주광역시였으나, 최근 목포 IC 근처에 있는 소형 아파트 매입 계약을 했다. 나는 2026년 3월부터 광주광역시의 시민이 아닌 전라남도 목포시의 시민이 될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나는 예전에 군복무를 하던 시절을 떠올린다. 당시 나의 주소는 강원도 홍천군 연봉리 화랑아파트였지만 가족들은 부산에 있었다. 내가 소속된 부대가 홍천군에 있었기에 당연히 나는 의무적으로 직장 근처에서 생활해야 했다. 나는 지금의 상황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학에 다닐 때는 대학 근처에서 생활했다. 나는 대학(혹은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것도 일종의 업무(직업)라고 생각하며, 늘 사람이란 일상생활의 기준을 업무(직업)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목포 시민이 되면 직장과 집 사이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져, 차로 운전하면 15분 만에 출근할 수 있다.
나는 학과 소속이 아니라 교양학부 소속 교원이기에 교양학부 교원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종종 고민한다. 이와 관련해서 나는 내가 어느 정도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내 원래 전공과 관련이 없는 공부(행정, 경제, 경영)를 해서 취업하고 직장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이게 바로 내가 다른 교원(전형적인 학자의 길을 걸어 온)과 다른 점이다. 나의 이런 경험과 이력은 나의 실용주의적인 태도를 상당 부분 설명해 준다. 교양교육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필요가 있고, 현실적으로 말해 학생들 대부분은 학자의 길을 택하지 않는다. 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서비스를 받는 사람에게 유익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는 이런 사실이 대학에 온다고 해서 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교양학부 교원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과학사 및 과학철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고, 매년 꾸준히 논문을 쓰고 학술대회에서 성실하게 발표한다면, 그런 사람이 일할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 어딘가에 반드시 있다. 나는 그런 사람 중 한 명으로서 국립목포대학교 교양학부에서 교육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나는 직업인으로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최우선의 과제로 여기는데, 왜냐하면 학교에서는 바로 그런 일을 하라고 나를 채용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늘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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