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대의 철학자들에게 그리스의 철학과 과학은 일종의 ‘해석 대상’이다. 20세기의 경험주의자 라이헨바흐는 ‘사변철학’ 대 ‘경험주의 철학’이라는 대립 구도를 설정하여 그리스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전개하지만, 나는 상황을 그와는 약간 다르게 바라본다. 인간이 언어를 만든 후 인간 공동체가 언어가 만들어 내는 서사적 세계 속에서 살게 되면서, 그러한 서사적 세계가 인간 조직을 통치하는 정치권력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신화적 세계관’이 등장했다. 초기에는 과학기술 문명의 의미마저 이 신화적 세계관 속 일부에 지나지 않았는데, 변방에 있던 그리스인들은 과학기술 문명이 갖는 의미에 대해 동방과는 ‘다르고’ ‘독특하게’ 해석했고, 바로 그 점에서 역사 속에서 중요한 분기점을 만들었다. 그리스인들의 공헌은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