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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턴, [기계적 생명의 유혹] 요약 정리 05

강형구 2016. 8. 19. 06:46

 

 

5장: 디지털 진화와 복잡성의 출현

  

   전 장에서 우리는 세포자동자, 인공생명, 자체생성성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것이 어떻게 기계적 생명과 연관될 수 있을까?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적 세계를 구성하고, 그 세계 속에서 성장하고 번식하며 진화하는 디지털 유기체를 제작하려는 노력이 뒤를 이었다. 비록 그것이 컴퓨터 속의 세계라고 하더라도, 실제 생물계와 유사한 가상적 세계 속에서 디지털 유기체가 마치 생명이 보이는 것과 같은 복잡한 적응계의 모습을 보인다면, 그 유기체 또한 일종의 생명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 유기체의 존재는 반드시 컴퓨터로 조성된 가상 세계에 국한되는 것일까? 실제 세계에서의 생명체와 가상 세계에서의 생명체 사이의 구분이 명확하게 제시될 수 있는 것일까? 존스턴은 이러한 물음들을 가지고 5장의 내용들을 풀어 나간다.

  

   티에라 코그니타(Tierra Cognita) : 토마스 레이(Thomas Ray)는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 그 컴퓨터에서 가상 세계를 본뜨는 본뜨기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그 프로그램 안에서 디지털 유기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함으로써 인공생명의 가능성을 확인하려고 했다. 몇 가지 단순한 규칙들을 줌으로써 이 유기체는 변이와 번식이 가능했다. 오랜 시간 동안 프로그램을 작동시킨 후 레이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프로그램 안에서 진정한 진화적인 행동들이 출현했던 것이다. 디지털 유기체들은 자손들 뿐만 아니라 변이형(mutant)들과 기생형(parasite)들도 출현시켰으며, 중앙처리장치(CPU)의 시간과 컴퓨터의 메모리(일종의 공간)를 효과적으로 잠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유기체들의 행동 전략이 점차적으로 진화되었으며, 이른바 급작스런 평형(punctuated equillibrium)’ 현상도 보여주었다. 또한 몇몇 유기체들은 멸종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실행 초기에는 가상 현실 그 자체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유기체들의 수가 많아지고 유기체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복잡해지면서, 점차적으로 유기체들은 가상 현실로부터가 아니라 서로 간의 상호작용으로부터 더 큰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

  

   다윈적 진화와 자기조직화 : 19세기 말에 다윈과 멘델은 생물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이러한 두 사람의 기여는 20세기 분자 유전학에 이르러 그 결실을 맺게 된다. 그런데 생물에 대한 분자유전학적 탐구 결과, 다윈의 이론이 그대로 적용되기는 힘들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하나의 유전형이 하나의 표현형으로 발현되는 것은 아니었으며, 복수의 유전형이 하나의 표현형으로 발현되기도 하고 하나의 유전형이 여러 표현형들의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전형과 표현형 사이의 관계가 그다지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진화는 아주 천천히, 서로 경쟁하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질학적 화석 기록이 보여주듯 아주 급작스럽게 생물종의 분포가 바뀌는 경우가 있으며, 또한 생물들 사이에 단순한 의미에서의 경쟁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스튜어트 카우프만(Stuart Kauffman)의 경우, 다윈의 진화 개념과 생물의 자기조직화 개념을 조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려 했다. 카우프만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생물이 자기조직화를 이루는 핵심적인 지점들에서 진화적 과정의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카우프만은 세포자동자에서의 복잡성 개념을 유비로 사용하여, 일정 정도의 정보가 집적되었을 때 질서가 출현하며 이러한 질서의 출현이 진화와 연관된다(상전이가 이루어지는 시점)고 생각했다. 달리 말하자면, 자기조직화를 통해 질서를 획득하게 되는 시점에서 진화적 과정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를 도입하게 된다는 것이며, 이는 다윈이 알지 못하던 사실이었다. 우리는 자기조직화의 개념을 통해서 진화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 티에라 : 이론적 생물학 혹은 살아있는소프트웨어?

  

   토마스 레이는 컴퓨터 하나에서만 이루어지는 티에라 프로그램의 수행에 만족하지 못했다. 컴퓨터 하나를 통한 가상 환경 조성을 통해서는, 화석 기록이 보여주는 것처럼 생물종의 급격한 변이를 구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이는 세계에 분포해 있는 다수의 컴퓨터들을 연결해서, 특별히 중앙처리장치를 가동하지 않는 컴퓨터들의 구동력을 이용하고 이를 통해 마치 지구에서의 광범위한 자연 환경과도 같은 조건을 구현하려고 시도했다. 인터넷 티에라는 기대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 안에서 활동한 디지털 유기체들 사이에서 자연선택과 유사한 진화적 전략이 발견되었으며, 이 전략을 통해 유기체들은 점점 더 복잡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에코 : 복잡한 적응계를 모형화하기

  

   존 홀런드(John Holland) 또한 에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세계에서의 생물체의 진화 과정을 구현하려고 했다. 특정한 영역들에 속하는 각각의 행위자들은 싸우거나, 교역하거나, 짝지을 수 있다. 그리고 각각의 행위자들에게는 자원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소(reservoir)’도 있다. 시간 단위마다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자원을 소모해야 하며, 두 행위자들이 싸웠을 경우 승자는 패자로부터 자원을 획득한다. 일정량의 자원 이상을 가졌을 경우 행위자는 번식할 수 있으며, 다른 행위자를 통해 자원을 갈취당하거나 더 이상 자발적으로 추가적인 자원을 획득하지 못했을 경우, 그 행위자는 죽는다. 이와 같은 단순한 규칙들을 통해 구동되는 에코는 생물계가 보여주는 갖가지 복잡한 현상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에코의 경우, 이 프로그램의 목적 그 자체가 일종의 모형 만들기였기 때문에, 홀런드 스스로도 이 프로그램에서의 행위자들이 일종의 생명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산타페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생물계와 기계계 사이의 명확한 구분이 가능하지 않다고 보았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생물학적 계인지 기계적 계인지가 아니라, 그 계가 복잡한 적응계의 특성들을 보여주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무엇이 새로운가? 창발적 계산(emergent computation)

  

   브라이언 굿윈(Brian Goodwin)과 스튜어트 카우프만(Kauffmann)에 의하면 생물학적 진보의 각각의 단계들은 자기조직화의 원리들, 다시 말해 가능성 공간 안에 존재하는 구조적 끌개들을 통해 제약된다. 굿윈과 카우프만에 의하면, 자연선택의 역할은 이러한 구조적 끌개들 사이에서의 선택으로 환원될 수 있다. 어떤 방식을 통해 정보처리의 과정이 계의 동역학을 통제하게 되며, 그것이 출현하는 가장 적합한 조건은 무엇인가?

  

   아비다 : 디지털 게놈의 진화하는 복잡성

  

   아다미(Adami)는 한 계열의 물리적 복잡성을 그 계열에 포함되어 있는 특정한 환경에 대한 정보의 총량으로 정의했다. 물리적 복잡성을 수학적으로 정의할 경우 계열들 사이의 공유된 콜모고로프 복잡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그 계열의 해석과 관련되는 환경에 대한 기술이다.

  

   아메바 : 디지털 생명의 자발적 생성

  

   특정한 조건 하에서 자기복제하는 디지털 유기체들이 자발적으로, 디자이너의 조작 없이 발생할 수 있을까?

  

   인공생명 1세대(first phase)의 끝?

  

   인공생명 체계와 생명계 사이의 질적인 차이에 대한 양적인 증거들을 보여주고 난 뒤, 베다우(Bedau)와 패커드(Packard)는 둘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몇 가지 전제 조건들을 제안했다. 첫째, 인공생명 체계에는 유기체들 사이의 흥미로운 상호작용이 부재했다. 둘째, 에비타(Evita)와 벅스(Bugs)의 공간적이고 시간적인 규모가 상대적으로 생명계에 비해 작았다. 생명계의 동역학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진화의 가능성을 열어준 반면 인공생명 체계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세포 유기체들이 진화할 수 있도록 야심차게 고안된 프로그램인 코스모스(Cosmos)였지만, 코스모스에서의 진화적 활동에도 제한이 있었다. 얘거(Yaeger)의 경우, 디지털 유기체들을 좀 더 거대한 복잡성을 띠도록 진화시키기 위해서 그것들을 더 영리하고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끔 만드는 방향을 시사했다.

  

   인공생명 연구의 새로운 방향들

  

   생명을, 특정한 계산적 연결망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복잡한 상호 교환이 보여주는 하나의 특성으로 파악하려는 경향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