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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의 재미

오늘은 하루 내내 학술지에 투고했던 논문을 수정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난 후 하원 전까지 계속 수정했고, 아내가 퇴근한 뒤 시간을 내서 계속 수정했다. 방금 막 수정한 원고를 다시 투고하고 나니 기분이 후련하다. 그러면서도 상당한 재미가 느껴졌다. 돌이켜보면 올해 2권의 번역서를 출간했고 2편의 학술논문을 게재했다. 방금 막 1편의 학술논문을 수정했고 또 한 편의 학술논문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으니, 운이 좋으면 올해 4편의 학술논문이 게재될 수 있는 셈이다. 다른 연구자 선생님의 학술논문 심사도 3번 정도 했다. 나는 이렇게 나 스스로 과학철학 연구자로서 훈련하고 있다. 나한테 딱 맞고 재미가 있다. 아직 영문 학술논문의 벽을 넘지는 못했고 이것에는 이유가 있다. 나는 우리말로..

일상 이야기 2022.11.25

시행착오 대장

학위논문 수정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느낀다. 그중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참으로 시간과 공간에 관한 철학적 논의의 전통이 제대로 자리잡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국내의 연구 전통이 제대로 자리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있으니, 연구 과정에서 여기 부딪히고 저기 부딪히며 온갖 시행착오들을 겪지 않을 방법이 있겠는가. 내 생각에 만약 내가 시간과 공간의 철학적 논의 전통, 특히 상대론적 시간과 공간에 관한 철학적 논의 전통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소화해서 이에 관한 정식 연구서를 우리말로 출판한다면, 오직 이것만으로도 진정 우리나라 과학철학계를 위한 중요한 공헌을 하게 될 것이다. 나는 실로 내가 맨땅에 여기저기 머리를 박으면서 연구를 해나가고 있다고 느낀다. 진행 속도는 참으로 더디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매일 꾸준히

나는 과거지향적이지도, 미래지향적이지도 않고, 그저 현재에 집중하면서 살아간다. 나는 무엇인가를 하고 싶으면 별로 고민하지 않고 그냥 하려고 시도한다. 그렇기에 내가 신중하고 사려 깊은 사람인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나는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편이지만, 내가 하는 대부분의 일들에 대해서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 오늘 학생들이 수학능력시험을 치른다고 한다. 나는 22년 전에 시험을 치렀다. 그때 나는 그냥 일하듯 하루하루 열심히 공부했고, 가끔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면 성적에 맞춰서 내가 입학할 수 있는 대학과 학과를 확인했다. 나는 철학과에 가고 싶었으므로 모의고사를 보면서 나 정도 실력이면 고려대학교 철학과 정도를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곤 했다. 이후 모의고사 성적이 계속 오르면서 목표 대학의 수준이 올라..

일상 이야기 2022.11.17

연구하는 아빠

나는 강의를 즐긴다. 올해 가을부터 진행하고 있는 경상국립대학교에서의 과학철학 강의는 재미있다. 특히 나는 [비판적 사고] 수업을 즐긴다. 정언 논리, 명제 논리가 재미있고, 논리적인 문제를 푸는 것이 재미있다. (물론 잘하는 것은 아님) 이와 더불어 나는 수학 문제나 물리학 문제를 푸는 것에서도 재미를 느낀다. 만약 내가 과학철학이나 과학사 강의가 아니라 다른 강의를 할 수 있다면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강의는 일반 물리학이나 일반 수학 강의다. 물리학사, 수학사 강의도 해보고 싶다. 구체적으로 말해 이런 강의를 준비하면서 쏠쏠하게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건 그냥 내 개인의 적성 문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적성은 연구인 것 같다. 구체적으로는 과학철학 연구다. 그래서 나는 내가 대학원에 ..

일상 이야기 2022.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