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에 다녔던 학부 시절 나의 학점은 좋지 않았다. 다른 졸업생들은 성적이 좋아 ‘우등 졸업’ 또는 ‘최우등 졸업’을 했지만 나는 그저 겨우 졸업을 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다면 나는 자신감 넘치게 대학원에 지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졸업 성적이 좋지 않았던 나는 ‘과연 될까’ 하는 심정으로 철학과가 아닌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석사과정에 지원했는데, 운 좋게도 합격했다. 아마 당시에 과학철학 전공 지원자가 거의 없었고, 철학과 조인래 교수님께서 특별히 나의 잠재력을 믿어 주셨기 때문에 선발되지 않았나 싶다. 석사 과정에서 나는 아주 열심히 공부했고 학점도 제법 괜찮았다. 하지만 박사 과정에 입학한 이후 나의 자신감은 많이 떨어졌다. 과연 내가 계속 제대로 연구를 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