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 이야기

권기헌 등 지음, [정의로운 공공기관 혁신](한언, 2014)을 읽고

강형구 2016. 8. 25. 14:30

 

   지난 번 읽었던 배용수 교수의 [공공기관론]이 개념 중심의 이론서였다면, 권기헌 등 3명의 저자가 저술한 [정의로운 공공기관 혁신]은 우리나라 공공기관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실용서라 할 수 있다.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에서 정부가 사회를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지원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 공공기관이다. 그런데 공공기관의 수, 조직 규모, 예산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증가하고, 그 경영이 민간에 비해서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며, 정부와 공공기관 간의 불공정한 유착관계가 심해진다면, 국민들은 국가에서 공공기관이 담당하는 역할과 존재 가치에 대해 의심을 갖게 될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공공기관을 통해 전국의 도로와 철도를 관리하고, 전력을 공급하며, 해외 무역투자시장을 발굴 및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학자금을 대출해주며, 대학원생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고, 학자들이 중요한 해외의 학술서적을 번역하거나 새롭게 학술서적을 집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공공기관은 국민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가가 원활하게 운영되고 장래 국가가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는 기관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신체에서 정부가 머리와 몸통이라면 공공기관은 팔과 다리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들은 이와 같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공공기관들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기관에는 민간과는 달리 시장의 경쟁원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민간 기업과 달리, 공공기관은 대부분의 예산을 정부로부터 출연 받고 국내에는 해당 기관과 대등한 공공민간 조직이 거의 없다. 설령 국내에 경쟁하는 조직이 있다 하더라도 공공기관은 국민 필수 공공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을 명목삼아 정부예산에 의해 계속 존속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공공기관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관리자급 이상 직원 중에는 정부 공무원 출신들이 다수이며, 기관의 실질적인 성과보다는 정부와의 관계에 의해 기관의 예산이나 정원이 결정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공공기관의 운영이 방만하고 부패해질 가능성은 늘 존재하며, 그러한 가능성이 현실화되면 나라가 부실해지고 나라 전체가 위기에 처할 위험이 높아진다.

 

   만약 우리나라 공공기관들에 혁신이 필요하다면 과연 어떻게 혁신을 도입하여 적용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해서 저자들은 10가지의 지침을 제시한다. 하나, 자발적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라. , 공공기관 간 경쟁적 인력시장을 구축하라. , 도덕적 해이를 혁신하라. , 본업에 충실한 경영전략을 추구하라. 다섯, 경영성과를 위해 전략적 리더십을 확보하라. 여섯, 새로운 조직문화와 행동양식을 구축하라. 일곱, 경영방식을 국민 눈높이로 바꾸어라. 여덟, 조직구조를 효율화하라. 아홉, 인력운영을 효율화하라. , 공공기관 경영정보를 혁신에 활용하라. 경영학 전공자이자 공공기관 컨설팅 경험이 있는 저자들은 책 속에서 공공기관의 실제 사례들을 들어가며 실질적이고 상세한 문제 진단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세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나는 공공기관에도 경쟁의 논리가 도입되어야 하고, 공공기관 내부와 외부에 있는 조직들 사이의 벽이 허물어져야 공공기관의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저자들의 주장에 공감했다. 또한 조직의 리더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리더의 생각이 구성원들 개개인들에게서 공감을 얻어야 조직이 유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주장에도 공감했다.